Moonlight는 내 기억에는 국내 샵에서는 앨범 구하기가 녹록찮을 정도로 판매고가 있던 밴드였는데 그 시절이 리즈시절이었는지 사실 언제부턴가 Moonlight의 음악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딜레탕트들이야 많은 이유들을 늘어놓을 수 있다. 일단 밴드명이 저렇다 보니 폴란드 메탈 밴드가 검색엔진의 명당을 차지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밴드의 노선도 메탈 팬들과 프로그레시브 팬들의 선호의 간극 어딘가를 가로지르는 듯 미묘했고, 오리지널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기에는 Morbid Noizz 발매작은 선호도에 비해 품이 너무 많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인기 있을 이유가 없었던 밴드인데, 또 “Koncert w Trójce 1991-2001” 같은 마치 폴란드판 유희열의 스케치북 실황 같은 라이브앨범을 보면 얘네가 그래도 본토에서는 먹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폴란드는 가본 적도 없으므로 그냥 예상일 뿐이다.
사실 내 기억에 가장 먼저 국내 샵에서 보였던 이들의 앨범은 “Floe” 였는데 아무래도 Morbid Noizz를 완전히 벗어나서 내기 시작한 앨범이어서인지 “Inermis” 까지의 Moonlight의 모습에 비한다면 뭔가 등 따습고 배불러진 느낌을 지울 순 없다. Metal Mind 정도 레이블에 이런 얘기를 붙여주다니 뭔가 잘못됐다 싶기는 하지만, Moonlight는 너무 가벼워서 싫다는 수많은 군상들이 있었으니 나 정도는 그래도 양호하지 않나 다소 안심하고 있다. 폴란드어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사실 한국말 빼고는 내게는 다 이국적이기는 하다)도 나름 기분 좋았다.
[Morbid Noizz,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