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근 괜찮은 앨범을 많이 냈었던 Rising Sun에서 이 한 장만을 내고 사라진 토론토 출신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의 바로 그 유일작! 하지만 이렇게 소개해 봐야 아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나름 기구하다면 기구한 팔자의 밴드이자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런 팔자의 메탈 밴드는 꽤 흔한 편이므로 이들이 유난히 불운했다 하기도 어렵겠고, 이미 Dream Theater가 장르의 고점을 찍어놓은 상태에서 그쪽으론 안되겠다 싶었는지 Queensrÿche 스타일을 하다못해 그리 묵직하지도 않고 냉정히 얘기하면 좀 더 헤비해진 하드록에 가까울 이 스타일을 1995년에 연주하면서 인기를 기대하는 건 좀 어려울 얘기다. 밴드명이나 앨범명을 보더라도 이들이 인터넷 시대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을 거라는 점도 아마 분명하다. 저 이름으로 뭘 검색하겠는가.
그래도 음악은 꽤나 흥미롭다. 연주는 사실 그리 복잡하다 할 정도까진 아닌 듯하고(Fates Warning의 “Parallels” 정도랄까) 기본적으로 스케일 큰 대곡 같은 데는 별 관심 없이 웬만해서는 5분 언저리로 마무리하면서 적당히 그루브도 섞어주면서 이펙터 없이 깔끔하게 뽑아내는 리프, 키보드는 없지만 어쿠스틱의 비중을 높이고 어찌 들으면 Buddy Lackey처럼 들리는 연극적인 보컬이 이끄는 드라마틱함은 Dream Theater류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지간한 프로그메탈 팬의 귀를 솔깃하게 할 수 있어 보인다. 무서울 정도로 없어보이는 커버지만 음악은 그렇게 가난한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다만…. Dream Theater와 Rush의 앨범들에서 엔지니어로 참여한 Richard Chycki가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데도 전반적으로 꺼끌꺼끌한 음질이 귀에 걸리고, 고루 괜찮은 곡들이라 생각하지만 딱히 튀는 곡도 없으므로 까먹기도 참 좋아 보여서 못내 아쉽다. ‘Far Cry’ 같은 곡들을 만들었지만 망하려면 이렇게 이래저래 꼬이는 법이다.
[Rising Sun, 19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