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 War가 어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Marduk은 90년대 초중반 블랙메탈의 묵직한 이름들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세월이 지나서도 힘이 덜 빠진 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밴드의 가장 빛나던 시절은 “Opus Nocturne”부터 “Panzer Division Marduk”까지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Marduk의 클래식 라인업을 꼽는다고 할 때 보컬의 Legion과 기타의 Morgan Hakansson은 고정이라 치고 나머지 두 자리는 결국 B. War와 Fredrik Andersson이 아닐까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래도 ‘Of Hells Fire’와 ‘Slay the Nazarene’을 Marduk의 가장 대표적인 곡들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Marduk의 한 장의 앨범을 고른다면 이 앨범이다(물론 대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일 유명한 거야 “Heaven Shall Burn… When We Are Gathered”겠지만 그 앨범이 어쨌든 “Opus Nocturne”까지의 모습과는 달리 Abyss 스튜디오의 힘을 빌어 본격적으로 몰아붙이는 사운드를 선보이려는 과도기적인 면모가 있었다면 “Nightwing”은 동일한 방향성이지만 나름대로 감을 잡았다는 밴드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후속작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꽤 유명한 얘기일지언정 블라드 체페슈 이야기를 컨셉트로 한 앨범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밴드가 현명했던 것은 앨범을 통째로 컨셉트 앨범으로 만들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덕분에 청자는 전반부의 비교적 익숙한 Marduk 스타일을 즐기다가 후반부의 본격 Marduk식 서사시를 즐길 수 있다. 덕분에 B. War가 참여한 Marduk의 앨범들 중에서도 가장 베이스가 살아 있는 앨범을 고른다면 이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Marduk류의 블랙메탈이 베이스가 돋보일 만한 스타일은 아니니까.
그리고 이 시절의 그 ‘서사성’을 밴드는 이후 한 번도 재현하지 못한다. “Panzer Division Marduk”의 시종일관한 블래스트비트에 박수치는 이들도 많겠지만 이 밴드가 그런 휘몰아치는 연주 말고도 할 줄 아는 게 많았다는 걸 가끔은 잊어버리곤 하는데, 아마도 밴드 본인들도 그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이 밴드의 행보를 보다 보면 지울 수가 없다.
[Osmose, 1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