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rpent Rider는 그래도 이름이 익숙하지만 버번 위스키 이름을 여보라는 듯 박아넣은 Ezra Brooks의 당황스러운 네이밍 센스와 이와 상반될 정도로 멋지구리한 커버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두 밴드의 스플릿. 하지만 찾아보니 Ezra Brooks도 에픽 메탈을 열심히 찾아듣는 이라면 생소한 이름은 아니라고 하니 나름 No Remorse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플릿이라고 할 수 있겠다(그래서인지 월마트에서도 팔고 있더라. 어떻게 납품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고 보니 익스트림메탈이 아닌 헤비메탈 쪽에서 스플릿 앨범을 구하는 것도 나로서는 되게 오랜만이다.
Ezra Brooks는 그런 레이블의 기대에 부응하듯 이름과 달리 술 냄새는 딱히 나지 않지만 꽤나 인상적인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The Helm of Sacorb’ 같은 곡명에서부터 드러나듯 Manilla Road나 Brocas Helm을 떠올릴 만한 스타일인데, Brocas Helm이 나쁘게 얘기하면 뒤죽박죽일 정도로 다양한 스타일들을 Hawkwind풍 사이키델릭 아래 헤비메탈 리프를 바탕으로 풀어낸다면 Ezra Brooks는 좀 더 현대적으로 다듬어진 듯한 인상을 준다. ‘When the Future Fails’는 과장 좀 섞으면 “Awaken the Guardian” 시절의 Fates Warning이 SF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풀어낸다면 이렇지 않을까 싶은 구석도 있다. 물론 보컬은 John Arch와 판이한 스타일이지만 말이다.
Serpent Rider는 Drawn and Quartered 출신 멤버들이 주축이 된 밴드지만 데스메탈과는 분명 거리가 있고, 역시 Manilla Road를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Varathron의 커버곡이 보여주듯 은근한 그리스풍이 묻어난다는 점에서는 Ezra Brooks와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SF보다는 차라리 Doomsword처럼 전사들 대검 휘두르는 류의 에픽메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메탈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별 기교 없이 단정하게 불러주는 여성보컬이 꽤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묵직한 연주와는 겉도는 감이 있지만 신비로운 분위기와는 오히려 어울리는 편인데, 그렇게 보면 역시 Lordian Guard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다. 물론 Lordian Guard의 처음 듣는 이라면 절대 잊지 못할 무시무시한 싼티와는 다르니 너무 걱정할 필요까진 없겠지만.
[No Remorse,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