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출신 헤비메탈 밴드의 2집. 사실 헤비메탈이란 말보다는 ‘epic’이란 단어가 더 자주 붙는 편이지만 여기서 ‘epic’은 Manilla Road 식의 메탈을 가리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걸 Rhapsody풍 파워메탈마냥 오해할 필요는 없다(커버 때문에 굳이 하는 말이긴 하다).
그래도 이런 류의 밴드들 중에서는 좀 더 다양한 장르의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는 편이다. Manilla Road가 그랬듯 둠과 프로그레시브의 면모는 당연해 보이지만 거기에 블랙메탈/바이킹메탈(굳이 고른다면 Bathory)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고, ‘Ravens Fly(Dreams of Daidalos)’에서는 바이킹이라고 하기도 좀 부족해 보일 정도의 흥겨운 포크 바이브를 찾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어느 하나가 두드러지지 않고 나름의 웅장한 서사를 이뤄 간다는 게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어 보인다. 이런 건 사실 Rotting Christ 같은 밴드가 제일 잘 하는 것이긴 한데… 밴드가 인터뷰에서 Deep Purple과 Rotting Christ 사이 어딘가의 음악을 목표로 한다고 하는 걸 보면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Children of the Sea and Sky’ 같은 Manowar풍 웅장함을 드러내는 헤비메탈이 결국은 앨범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이 한 곡만으로도 이 앨범을 2025년 최고의 헤비메탈 걸작들 중 하나로 꼽는대도 나로서는 불만이 없다. 기억할 이름이 또 늘었다.
[Cruz del Sur,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