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대 초중반 스웨디시 데스메탈의 가장 미스터리한 부분들을 딱히 꼽는 이는 별로 없지만(하긴 그걸 누가 궁금해한다고) 그런 게 있다고 치고 굳이 생각해 본다면 꽤 인상적인 프로그레시브/테크니컬 데스메탈을 들려줬던 Afflicted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2집에서 갑자기 본격 파워메탈 밴드로 거듭나 버렸을까를 빼놓을 수 없지 않을까 하는 게 사견. 그만큼 “Prodigal Sun”은 동시대의 다른 밴드들에 비하여 좀 튈지언정 인상적이라고 하기에는 충분할 만한 앨범이었다. 대체 저 Triumph 저가형 버전 같은 앨범 커버는 뭐고 이 음악은 뭐란 말인가?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 탓에 처음부터 잡설이 길어진다.
데스메탈의 기운은 완연히 사라지고 Grave Digger나 Running Wild에 가까울 헤비메탈로 변모한 이 앨범은 그런 헤비메탈로서는 괜찮았는가? 사실 밴드가 욕 먹은 정도에 비해서는 앨범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래 연주력은 괜찮은 밴드였고 Michael van der Graaf의 보컬도 그리 나쁘지 않았으며 꽤 괜찮은 솔로잉을 보여주기도 한다. 문제는 Grave Digger나 Running Wild처럼 질주감을 과시할 줄 알아야 하는 스타일이지만 원래 꽤 프로그레시브한 밴드여서 그랬는지 제대로 달릴 줄을 모른다는 것과(‘Son of Earth’처럼 달려가다가 넘어지는 듯한 급격한 템포체인지가 이 장르에 어울리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 ‘파워메탈’ 앨범이 Tomas Skogsberg가 그 시절 녹음하던 데스메탈의 톤 그대로 녹음되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뭐 이래저래 들을만하다고 하는 이들도 꽤 되기야 하겠지만 솔직히 그 시절 이 정도 하는 파워메탈 밴드는 많이 흔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치면 헤비메탈의 수호자를 표방했던 이 밴드의 선택은 본인들이야 만족했을런지 모르나 자기 팔자를 스스로 꼬는 선택이었으니 지나고 보매 아쉬울 뿐이다.
[Massacre, 19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