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wberryfields2009앞서 Moonlight 얘기를 해서 말이지만 Strawberry Fields도 나온 직후에 (물론 아는 사람들한테만)살짝 주목받은 뒤에 폭풍같이 묻혀버렸던 밴드들 중 하나였다. Moonlight와 차이가 있다면 얘네는 2006년에 나온 데뷔작이 Moonlight가 당시 매년 개근상 타듯 내던 신보에도 밀려서 묻혀버리는 수준이었다는 것. 사실 Collage나(시완에서 앨범 나왔던 바로 그 Collage) Satellite로 나름 커리어 묵직하게 쌓아올린 Wojtek Szadkowski의 밴드이니만큼 이렇게 묻혀버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레이블이 Metal Mind였다는 것이었다. 적당히 뒤틀린 폴란드 메탈 밴드나 80년대 정통 메탈/스래쉬 리이슈를 즐겨 하던 레이블에서 갑자기 프로그레시브 록이 나왔으니 시장조사의 실패사례라고 할 수 있을지도. 하긴 The Gathering이 디스토션 싹 걷어낸 이후의 사운드… 정도가 아니라, 보컬까지 Anneke와 꽤 닮은 구석이 있으니 Metal Mind에서 못 나올 것까진 없긴 하겠다.

사실 The Gathering보다는 좀 더 약 먹은 분위기가 나는 여성 보컬이 얹힌 음악인지라 Portishead 생각이 안 날 수는 없겠지만, Beth Gibbons보다는 훨씬 ‘힘차고 건전한’ 분위기의 Marta Kniewska의 보컬 덕분에 듣기는 좀 더 수월한 편이다. 그냥 프로그 물 조금 먹은 드림팝 정도로 생각하고 듣는 게 모두에게 유익하겠거니 싶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거 시장조사 실패사례 맞구나.

[Metal Mind,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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