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gradtion도 E-X-E에 못지 않게 재발매가 되지 않고 있던 밴드였는데, 그래도 이들은 작년에 Divebomb에서 이 유일작이 재발매가 된 덕분에 그래도 빛을 보았다. E-X-E가 2집으로 커리어에 셀프로 관뚜껑을 덮은 경우였다면 Degradation은 그런 것도 아니었으므로 그래도 살아남을 친구들이 먼저 살아남았다고 해도 말이 되려는지도. 따지고 보면 Jim Morris와 Scott Burns가 Morrisound에서 녹음한 앨범인데다 음악도 충분히 다듬어진 테크니컬 스래쉬였으니 저 맥빠지는 커버 아트나 1994년이라는 발매 시점, 뭔가 밴드의 앞날을 예견한 듯한 부정타는 밴드명, 사실상 자주반이나 다를 바 없는 영세한 레이블(그런데 지금도 살아 있다고 하더라)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정도로 묻혔다는 건 분명 아쉬운 결과이긴 하다. 적고 보니 묻힐 만한 이유가 더 많아 보이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닌 듯하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음악은 Sadus에 좀 더 그루브를 강조한 스타일에 가까운데, 베이스 연주가 강한 탓인지 Iron Maiden 얘기를 하는 이들도 찾아보기 쉬우나 내 생각에는 차라리 Sacred Reich나 Forced Entry를 생각하는 게 더 적절하지 싶다. 하지만 ‘Eugenics’ 같은 곡에서 보여주는 ‘점진적인’ 스타일의 데스메탈 연주는 왜 이 양반들이 Morrisound를 선택했는지를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려 Jon Oliva와 Chris Caffery가 참여한 데모가 있다던데… 밴드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별로 믿음이 가지 않으나 Savatage의 와일드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또 괜찮을 것도 같아서 궁금해진다. 이 이름으로 뭔가가 또 나왔으면 좋겠다.
[D.E.G. Entertainment,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