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ffmannsolo1잘 봐 줘 봐야 브리티쉬 프로그레시브 마이너리그 정도를 넘어서지 못할 수준의 평가를 받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그 시절 네오 프로그레시브 밴드들이었지만 Twelfth Night는 개인적으로 꽤 즐겨 듣는 편이었다. 일단 마냥 해맑은 스타일의 다른 밴드들과는 달리 어두운 스타일이면서도 꽤 화끈한 리프를 담고 있었고, 가끔은 술 취한 아재 같으면서도 표현력은 발군이었던 Geoff Mann의 보컬이 밴드의 셀링 포인트였다고 할 수 있겠다(기대만큼 잘 팔렸다는 얘기는 아님). 하긴 그러니까 40도 되기 전에 요절한 장사도 잘 안 된 네오 프로그레시브 밴드의 보컬을 지금껏 회자하고 있으렷다.

“Chants Would be a Fine Thing” 는 Geoff가 밴드를 나간 뒤 발표했던 첫 번째 ‘단독’ 솔로 앨범이다. 프로그레시브 밴드를 나간 뒤에 정말 성직자를 하고 있는 양반이 저런 이름의 솔로를 냈으니 웬 CCM인가 싶겠지만 그리 나긋나긋한 음악은 아니다. 오히려 Peter Hamill 스타일로 영국풍 개그(Monty Python 같은)를 진지하게 늘어놓는 앨범이라 하겠는데, 앨범 이름이 이름인지라 신실함을 표현하는 ‘Theospeak’ 같은 곡도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프로그레시브 팬에게는 Mike Oldfield 스타일로 연주하는 Dave Mortimer의 기타가 돋보이는 ‘Easter Bunnies do the Salford Hustle(pt IX)’ 가 아무래도 앨범의 백미.

[Self-financed,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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