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yossplitD.U.K.E는 예전에 Blut aus Nord와 Reverence의 스플릿 “Decorporation…”을 냈던 레이블인데 희귀반이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Blut aus Nord의 발매작들 가운데에는 희소한 편에 속하는 앨범인지라 기억하는 레이블이다. 문제는 이 레이블은 이 앨범을 포함해서 두 장의 스플릿을 제외하고는 내 귀에 박히는 작품을 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 앨범은 일단 스플릿이기는 하고, 3곡 뿐이니 구리더라도 참을 만은 하겠구나 싶기도 하고, 사실 블랙메탈 레이블 중에 그런 데가 한둘이어야지 하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도 Dresden Dolls도 연상되는 커버를 보면 안심하려다가도 아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그랬던 인상을 감안하면 앨범은 기대보다 나쁘지 않다. 조금은 뒤틀린 카바레 뮤직에 저단가의 심포닉과 소프라노를 얹은 듯한 인상을 주는 Aryos의 파트는 그래도 네오클래시컬 다크웨이브(아니면 던전 신스)로서는 만족할 만하다. Aryos의 두 곡 사이에 끼어 있는 Regnant and Thrall의 곡은 전형적인 스타일의 멜로딕 블랙메탈인데, 10분이 넘어가는지라 나름 완급조절에 신경쓰는 모습을 역력히 보여주지만 그게 꼭 신통치는 않다. “Sex Polizei”를 기억하고 있는데 곧잘 쓰던 싼티나는 키보드가 이 앨범에서는 Aryos에 비교돼서인지 한결 더 빛이 바래 보인다. Aryos의 다른 앨범을 (많이는 아니고)기대하게 만드는 힘은 있다는 걸 장점이라 할 수 있으려나.

[D.U.K.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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