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cus2000Ulcus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얘기들이 없다. 지나서 생각해 보면 뭐 그렇겠거니 싶기도 하다. 2000년은 이미 주변에서 블랙메탈 좀 듣는다는 양반들이 심포닉은 (Dimmu Borgir 정도 제외하고)한물 갔다고 얘기하고 다니기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Cherish the Obscure”는 사실 충분히 잘 만든 심포닉 블랙메탈 앨범이었다. 충분히 정돈된 녹음도 그렇고, 무작정 달리지 않고 완급조절에 신경쓴 기타 연주도,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전형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어 흥미로움을 더했던 키보드도 좋았다. 물론 문제도 있었다. 하필 인트로격인 ‘Vortex of Vengeance’와 아우트로인 ‘The Final Caress’이 잘 나가는 집안의 아픈 손가락마냥 앨범의 인상을 삽시간에 깎아내리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Malice’나 ‘The Profound Power’ 같은 곡은 Dimmu Borgir의 포크적인 시절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매력 있는 곡이었지만, 인트로가 저래서야 거기까지 가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Ulcus로 이름 바꾸고 이 한 장의 회심작을 낸지 얼마나 됐다고 밴드는 2001년에 문을 닫는다. 그래도 이 한 장에 주목했던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니어서 곧 멤버들 전원은 새로운 인물과 함께 새로운 밴드에 합류해서 Ulcus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성공(뭐 그렇다고 돈을 벌었다는 얘기는 아님)을 거둔다. 여기까지 Windir의 “Sóknardalr” 이후 “Arntor” 가 나오기 전까지의 이야기. 이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은 이후 Valfar의 요절로 Windir가 깨져버린 이후 다시 Vreid로 뭉쳐서 현재까지 음악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Shiver,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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