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cadian으로 모자라 이제는 Galician Folk까지 나오는 모양인데 이것저것 섞어내는 것이 이젠 일반적이다보니 지명을 붙이는 만큼 정직한 명명도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갈리시아가 어딨는지 모르더라도 밴드명에서 이미 스페인풍은 물씬 풍긴다. 사실 스타일만 본다면 켈틱 포크에 스패니쉬 무드를 좀 곁들인 풍의 네오포크, 정도로 말하면 그리 틀리지 않을진대, 오컬트보다는 차라리 적당히 주머니 두둑한 축에 속하던 중세인들이 모여 듣던 살롱 뮤직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 면에서는 사실 “Sangre de Muerdago”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맛은 좀 덜하다. 꼭 밝기만 한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따뜻한 낙관으로 충만하다.
뭐, 그렇지만 레이블이 레이블인지라 마냥 착한 음악은 아니다. 부조끼나 허디거디, 니켈하르파 같이 다양한 악기들이 두루 등장하면서 밴드의 개성을 만들어내는데, 이만큼 다양한 색채의 연주는 라이브에서 거의 묘기대행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Omnia 정도 아니면 별로 본 적이 없는 듯하다. 리듬감이 좀 더 강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Noite”에서의 뒷골 뻐근한 사운드가 멋들어진 포크로 변용된 ‘An Dro’를 듣자니(그런데 말하고 보니 “Noite”가 훨씬 뒤에 나왔는데) 그래도 밴드가 EP에서 추구한 건 여유였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CD 50장 찍어 파는 양반들이 별로 바쁘게 살 것 같지는 않다.
[Self-financed,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