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눈에 노잣돈인지 동전을 얹는 게 그리스 풍습이라던가로 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Au-Dessus는 리투아니아 밴드이다. 보통 리투아니아 포스트-블랙메탈로 광고되고 있는데다 첫 정규반 커버부터 이렇게 깔끔하게 뽑혔으니 모던한 스타일을 기대하는 게 당연할 텐데, 질감 자체는 모던하지만 곡을 풀어내는 방식은 그래도 정통적인 모습을 꽤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일단 앨범을 듣고 떠오르는 밴드가 Alcest나 Deafheaven이 아니라 Blut aus Nord(물론 그 수준이라는 얘기는 아님)라는 건 근래 새로 등장하는 밴드들 사이에서 흔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덕분에 사실 촌철살인의 멜로디라인이나 감정으로 충만한 분위기는 앨범에서 찾아볼 수 없는데, 대신 빠른 연주와 느린 연주를 적절히 배치해서 극적인 효과를 유도하는지라 듣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인상적이다. 아무래도 그런 면모들이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건 ‘VI’인데, Blut aus Nord풍 리프에서 (아마도 Ved Buens Ende가 생각나는)재즈적인 모습까지 등장하는 복잡한 구성이 그리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다. 물론 그래도 최고의 매력은 이 앨범이 그러면서도 일관되게 공격적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멋진 앨범이지만 Alcest스럽지 않으니 장사는 좀 덜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앞서지만 어쨌건 그건 레이블이 걱정할 문제려니 하고 넘어간다. 하긴 내가 지금 누구 지갑 걱정을 하는 거냐…
[Les Acteurs de l’Ombre Prod.,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