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de Garde에서 나오는 앨범들을 제외하고 퀘벡 출신 밴드의 앨범을 사 본 게 나름 오랜만인 것 같은데 이들처럼 Tolkien 컨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던 퀘벡 밴드는 정말 드물었지 싶다(일단 바로 떠오르는 밴드 자체가 없다). 퀘벡과 Tolkien 컨셉트 양자 모두에 선입견이 있는지라 음악이 어떨지 조금은 헷갈리지만,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사운드는 그럼에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비교적 직선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리프에 적당히 싼티나면서도 튀지 않는 키보드를 얹은 류의 블랙메탈인데, 벌써 수많은 이들이 손대고 지나간 스타일인지라 나름대로는 극적인 서사를 만들어 보려는 모습이 역력한 편이다.
문제는 수록곡 전부가 스타일이 결국 대동소이한지라 나름 신경쓴 서사가 앨범 전체를 듣자면 그리 드러나지 않는데다, 거친 트레몰로 리프로 최대한 다양한 구성을 만들고 싶어서였는지 인상적인 부분도 찾기 힘들다. 이렇게 어느 한 곳 돋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지 싶은데, 이렇게 말하고 보니 어느 한 곡 버릴 게 없었던 “Dol Guldur” 시절의 Summoning이 얼마나 대단한 밴드였는지 조금 실감이 난다. 물론 Summoning과 비교하다 보니 그렇다는 거고, 좋은 얘기는 별로 한 게 없지만 사실 평범한 데뷔작 정도는 된다. ‘Witchking’이나 ‘Ringwraiths’ 같은 곡은 적어도 잘 나가던 시절의 Ufych Sormeer 정도의 위계는 보여주는 곡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Ufych Sormeer가 잘 나간 적이 있다고 할 수 있던가? 갑자기 헷갈린다.
[Naturmacht,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