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guard Prod.는 창립 이래 테이프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 미국 레이블인데, 대개 발매작들은 블랙메탈이지만 간혹 파워 일렉트로닉스나 네오포크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근래의 내 취향을 정확히 파악…했다기보다는, 그냥 어쩌다 보니 가장 잘 들어맞는 레이블인 셈이다. Solarthrone의 이 앨범도 외관상으로는 90년대 초반 노르웨이 블랙메탈 밴드의 숨겨진 데모 같은 인상을 풍기지만 음악은 Death in June이나 Sol Invictus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네오포크를 들려주고 있다. 경력 일천한 이들이 많이들 그렇듯 좀 더 전형적인 포크와 앰비언트 트랙을 반씩 섞어놓은 구성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래도 분위기 잡는 데 일가견은 있는지라 짧은 와중에도 그리 어색함은 들지 않는다.
그래도 밴드의 나름의 야망을 엿볼 수 있었던 곡은 잘 정돈된 기타 연주에 (좀 싼티나지만)우주적인 터치의 건반을 덧붙인 ‘To Lift the Cosmic Veil’인데, 차가운 키보드 톤과는 달리 정갈한 어쿠스틱 기타로 차갑지만은 않게 분위기를 이끈다는 점에서는 The Joy of Nature 같은 이들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토속적인 비트를 등장시키는 ‘Moral’의 주술성이나 ‘The Knoll’의 은근 스케일 큰 앰비언트 연주를 생각하면 이 밴드를 쉽게 다른 밴드에 비교하기 어렵다. 꽤 스케일 큰 키보드가 특징인 만큼, 아예 소시적의 Mundanus Imperium 수준으로 키보드를 화려하게 가져간다면 그것도 나름 훌륭한 개성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그럴 리야 없겠지.
[Vanguard,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