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rune 레코드는 NSBM 레이블로 인상이 박혀 있는 곳인데 이 시카고 양반들이 그 부류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운드만 봐서는 데스메탈의 느낌이 좀 더 강한 war-black 스타일인데, 시절이 시절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요새는 이런 스타일의 밴드들에서도 문득문득 모던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이걸 멋지게 엮어내는 밴드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장르에서 그루브나 탁월한 리듬감 같은 걸 별로 기대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모던한 터치는 사족에 가깝다. Hellfire Deathcult도 이런 식의 아쉬움이 남는 요새 밴드들의 유형에 속하는데, 그루브를 강조하기보다는 Autokrator 류의 드론 사운드를 더 담아내려는 듯하다는 면에서는 내 기준에서는 좀 더 낫다.
그렇지만 어쨌든 음악은 war-black의 전형에 가깝다. 심플한 리프에 단선적인 구성 가운데 트레몰로와 블래스트비트로 약간의 변화를 주긴 한다만 거의 파워코드로 일관하는 리프와 멜로디라인보다는 공격성 자체에 집중하는 구성은 장르 특유의 미덕에 충실한 편이다. 하긴 그러니까 11곡이나 되는데 러닝타임은 28분을 겨우 넘는 수준일 것이다. 곡명만 봐도 다른 스타일을 기대할 수 없는 ‘Satanic Nuclear Devastation’나 ‘Triumphant Death March’를 좀 더 자주 들었다. 시원함만큼은 충분하다.
[Deathrun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