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gelis가 프로듀스했다고 해서 구하게 된 앨범인데, 이 앨범 직전에 구했던 게 Irene Papas의 “Odes”이기 때문에 Vangelis가 손댄 여성 뮤지션의 앨범이니 아마 비슷하겠거니 하는 게 개인적인 기대였다. 그런 의미에서 Irene Papas보다는 확실히 좀 착해 보이는 뮤지션의 외모와(뭐 Irene가 그렇게 세게 생긴 건 또 아니지만서도) Olivia Newton John 뺨치는 목소리는 귀에 잘 박히면서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메탈바보의 경직된 귀때기에는 아무리 웰메이드 팝이라도 들어오는 데 애를 먹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15살 여인네의 목소리가 주가 되는 앨범이겠지만 그 목소리를 받쳐주는 건 적당히 싼티나는 Vangelis의 신서사이저와, 조금은 대조되는 따뜻한 톤의 오케스트레이션이다. 뿅뿅대는 맛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인데, 평소에 소개될 때 신스 팝이라고까지 소개되는 앨범이니만큼 그 정도는 사실 청자가 감수하고 들어와야 할 몫일지도. 프로그레시브를 기대한 이라면 Vangelis가 확실히 힘을 준 듯한 ‘You are the One’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끔은 잘 나가던 시절 Abba까지도 생각나는(뭐… 물론 Abba는 못 나간 적이 없지만) ‘Rainbow’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CD야 나온 적이 없을 텐데 LP를 구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다.
[Phillips, 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