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레이블 홍보문구에 따르면 밴드가 활동해 온 지난 20여 년(사실 따져 보면 20년까지는 안 됐음) 동안 심심찮게 밴드의 곡들이 영화 사운드트랙에 삽입되곤 했고, 안 그래도 SF의 팬이었던 밴드는 이 기회에 그냥 예전 곡들에서 잘 취사선택해서 우리 나름의 영화 사운드트랙을 만들어 보자는 시도에서 이 앨범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실제로 이 사운드트랙을 쓰는 영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니(하긴 이 밴드의 곡들이 사운드트랙에 삽입되곤 했다는 저 홍보문구 자체가 조금은 의구심이 든다) 이 밴드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이게 베스트 앨범과 무슨 차이가 있냐 싶겠다는 생각도 든다. 눈물나는 판매고를 생각하면 굳이 베스트 앨범 만들어서 판다고 해서 살림살이에 별 도움은 안되겠다 싶으니 그 얘긴 이쯤 하고 넘어가고.
얘기를 이렇게 해서 그렇지 사실 90년대 이후에 나온 사이키델릭 밴드들 가운데 이만큼 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고 생각하는데, “Made in the Machine” 부터는 일렉트로닉도 많이 사용하는지라 가끔은 ‘Mind Machine’처럼 Hawkwind가 시도하는 뿅뿅 사운드가 이러려나 하는 곡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내 근래의 취향이 취향인지라 결국은 신스웨이브 생각이 물씬 묻어나는 ‘Rise of the Robots’나 ‘Space Travel’ 같은 Pink Floyd 1집 스타일을 시도한 곡이 기억에 남는다. 키보드의 싼티(예상보다는 좀 과한 싼티일 수도 있다)에 익숙한 귀라면 일청을 권해본다.
[Sulatron,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