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yrestatebuilding1997.jpgVampyre State Building을 알게 된 건 Misfits의 트리뷰트 앨범(뭐 한두 장이냐마는) “Children in Heat”의 ‘Spook City U.S.A.’ 커버에서였다. 물론 솔직히 괜찮은 앨범이라고는 못하겠고(원곡들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퓨처라마를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그리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 밴드명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잊고 살다가 우연히 이들의 앨범을 파는 디스트로를 발견했는데, 의외로 싸지 않은 가격에 찾는 이들도 생각보다 많은 걸 보고 잠깐 어이가 떠나갔다가 정신을 다잡고 보니 내가 그 앨범을 사고 있더라… 하는 게 “A Night at the Vampyre a Go Go”에 얽힌 사담이다. 컴필레이션이 한 장 있긴 하지만 정규 풀렝쓰 앨범은 이게 유일하니, 좋거나 말거나 EP 제외 전작 컬렉션 완성했다고 말할 밴드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쓰고 보니 자랑할 얘기는 아니다.

그렇게 들어본 이 앨범은… 역시 사람은 정신줄을 잡고 살아야 함을 되새기게 해 주는 앨범이었는데, 사실 일반적인 펑크 밴드 스타일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고쓰 물을 먹은 로큰롤에 약간의 사이키델릭을 가미한 정도의 음악으로 들린다. 그래도 풍기는 분위기는 왜 이 양반들이 Misfits 트리뷰트에 참여했는지를 알려 줄 정도는 된다. 그리고 Kim Carnes의 ‘Bette Davis’ Eyes’ 커버는 멜로디도 충분하고 연주도 펑크 밴드에게 기대하는 ‘그것’을 보여주는지라 나름 괜찮게 들을 수 있다. 멜로디가 좋다고 얘기하는 곡이 하필 앨범에 딱 한 곡 있는 커버곡이라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세상에 한 곡도 못 건질 앨범이 어디 한둘이어야지.

[Amöbenklang,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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