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animated는 No Fashion과 함께 사라졌다고 생각한 이름이었는데 얼마 전에 무려 Century Media에서 EP가 새로 나와서 의외였다. 해서 찾아보니 나야 모르고 넘어갔지만 이미 2009년에 앨범이 한 장 나왔더라. 뭐 그래도 9년만에 새로 뭔가 나오는 셈이니 오래 되긴 했다. 혹자 – 이를테면 Decibel – 는 멜로딕 ‘blackend death’ 스타일을 시작한 밴드라고도 하는 마당이니 레이블도 그걸 알아줬는지도 모르겠다만 Dark Tranquillity도 스웨디시 Nickelbag이 됐다고 욕먹는 판에 그게 셀링 포인트인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어쨌건 예전 모습을 기억하는 입장에서는 반갑다.
좀 더 시원시원하지만 러닝타임에 비해서는 리프를 너무 반복하는 감이 있는 ‘Adversarial Fire’보다는 스래쉬부터 데스메탈, 블랙메탈 스타일을 나름 잘 섞어내고 있는 ‘Annihilation’이 밴드의 관록을 잘 보여준다. 아무래도 멜로디 쓰는 스타일부터가 요새보다는 90년대의 그것에 가까운지라 예전 No Fashion이 잘 만들던 스타일을 좋은 음질로 재현한 듯한 인상도 있다. 하긴 Fredrik Folkare가 Unleashed에서는 그냥 그랬어도 프로듀서로 참여한 앨범만큼은 기막히게 뽑아내던 기억이 있다. 왜 본진은 매번 털리면서 남 좋은 일만 기막히게 해주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잠깐 가져본다. Unanimated로 시작해서 왜 Unleashed 욕으로 끝나는지 알 수 없지만 결론은 멋진 EP였다. 마무리하면서 2009년작 “In the Light of Darkness”를 추가로 주문했다는 얘기가 근거가 좀 되려나.
[Century Media,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