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Blutharsch 얘기를 하니 생각난 얘기인데, Der Blutharsch가 나치 혐의 받는 네오포크 밴드에서 사이키델릭 로큰롤 밴드로 전향한 케이스라면, 나치 혐의 받는 블랙메탈 밴드가 로큰롤 물을 먹은 경우는 이 Spear of Longinus를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Der Blutharsch는 어쨌든 나치 ‘혐의’를 받을 뿐이었지만 Spear of Longinus는 자칭 타칭 공인 네오나치라는 점과, Spear of Longinus는 로큰롤 물을 먹었을 뿐 어쨌든 처음부터 일관하여 블랙메탈을 연주해 온 밴드라는 정도 차이는 있겠다(라고 쓰고 보니 그럼 둘이 비슷한 게 뭐가 있냐 싶기도 하다). 그런 밴드에게 로큰롤의 평가를 뒤집어씌운 앨범이 바로 이 2002년작.
사실 “Nazi Occult Metal”과 “Domni Satnasi”에서의 밴드의 모습은 클래식 블랙스래쉬에 가까웠던 반면, 멤버들 스스로 이 앨범은 Absurd를 들으면서 만들었다고 하고 있으니 그런 사운드의 차이는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그래도 Absurd와 연주력에 있어서 박병호와 이천웅 간의 갭 정도의 수준차는 보여주는 밴드인만큼 흥겨움만큼은 충분하다(‘Volcanic Winter’가 좋은 예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RAC와 NSBM의 연결점으로서 가장 훌륭한 예는 본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반쯤 고장난 시스템으로 녹음한 듯한 음질과 밴드의 앨범 음질만큼 상태 안 좋은 정신상태를 고려하면 추천하긴 좀 애매하지만, 그걸 신경쓰지 않는다면야 꽤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Vinland Winds,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