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glake1981.jpeg가장 뛰어난 프로그레시브 뮤지션들도 어쨌든 80년대에는 먹고 살아야 한다고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아재들의 길티 플레저가 되어 버린 음악을 연주하곤 했다. Greg Lake도 마찬가지여서 King Crimson과 ELP 이후 80년대에는 솔로 활동(Emerson, Lake & Powell도 있긴 했는데)을 하면서 예전 스타일을 기대한 이들을 뜨악하게 하는 음악을 내놓았다. 나쁘다는 건 아니다. Gary Moore도 참여했던 이 앨범의 기타 연주는 때로는 가장 후끈하던 시절의 Jake E. Lee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인상적인 면모가 있다. 커리어는 내리막길에 들어섰을지언정 어쨌든 아직은 뜨거운 마음을 가진 사내들이었던 셈이다.

사실 8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뮤지션들의 앨범들은 예외도 있지만 내놓고 복잡하지도 않고 완전히 팝도 아니고 해서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Toto 멤버들도 왕창 참여하고 있는 걸 보면 Greg Lake는 자신의 팝 센스에 대해서는 확실히 별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의 아쉬운 솔로 커리어에 비교해 본다면 Greg Lake의 그런 스스로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더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그러니까 나도 스스로를 항상 돌아보면서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쩌다 Greg Lake 얘기에서 자아성찰로 이어지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시 Gary Moore의 에너제틱한 연주가 돋보이는 ‘Nuclear Attack’이 앨범의 백미.

[Chrysalis,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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