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nifeinsound.jpg포맷을 불문하고 요 근래 구한 앨범들 가운데 가장 신기하게 생긴 앨범이다. 두 밴드의 Coil 커버곡을 담은 이 EP는 원래 디지털로만 발표되었으나 레이블측에서 12인치 EP로 이렇게 제작하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동그랗지 않고 다른 모양으로 만든 LP야 그 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아예 LP 중간에 구멍이 뚫린 형태는 나로서는 처음 보는 것 같다(왼쪽 커버그림이 사실은 커버가 아니라 LP의 모양이다). 그러니까 가장 자리 부분에만 음원이 들어가는 식인데, 어차피 2곡밖에 실려 있지 않으니 이렇게 모양새에 신경쓰는 게 좋은 선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Ant-Zen에서 나오는 음악들을 굳이 찾아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싶기도 하고.

Trepaneringsritualen이 Brighter Death Now 스타일의 데스 인더스트리얼이라면 Distel은 그보다는 웨이브 성향이 좀 더 짙은 소위 ‘angstpop’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 덕분에 Trepaneringsritualen보다는 Distel이 좀 더 댄서블하면서 듣기 편한 구석이 있는 편인데, 원곡이 Coil이다 보니 아무래도 원곡에 좀 더 가깝게 접근하는 쪽도 후자다. 그렇지만 ‘A Cold Cell’이 Coil의 곡들 중에서도 어두운 편이었던 걸로 기억되니만큼 Trepaneringsritualen의 커버도 원곡에 충분히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음악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거 이렇게 생겨서야 턴테이블에 실제로 돌릴 일이 얼마나 되겠냐 싶긴 하지만, 다운로드 코드도 같이 넣어주는만큼 컬렉션용이라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은근히 둘이 같이 하는 앨범이 많은데 좀 더 구해 봐야겠다.

[Ant-Ze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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