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ginimpure2018.jpgLugubrum 멤버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하는 게 더 알맞을 이 밴드는 뭐…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한 10년 전이라면 Darkthrone의 좋았던 시절을 가장 잘 따라하고 있는 후배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물론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문제는 2005년 데뷔 풀렝쓰 이후 신작을 내고 있지 않았다는 건데, 그렇게 이름도 까먹고 있다가 금년에 신작이 나왔다. 솔직히 Lugubrum은 좀 뻥튀기된 명성의 밴드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차라리 Paragon Impure에 전념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있었는데, 하필 작년의 “Wakar Cartel”을 엄청 좋게 들었던지라 개인적으로는 조금 김 샌 감도 있다…만, 어쨌건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니 반갑다. 이번에도 1집처럼 실존 인물 얘기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1집이 “Transylvanian Hunger”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그보다는 Enthroned의 좋았던 시절에 가까운 편인데, 아무래도 크레딧에 Jéremie Bézier가 끼어 있다 보니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헤비하고 베이스라인도 강한 편이라, 사실 이 글 초반의 Darkthrone 얘기는 이 앨범을 듣고 보면 조금은 거짓말처럼 느껴질 지경. 그러니까 이 글은 망했다는 고백을 하고 있는 셈인데 글의 허섭스러움과는 별개로 앨범의 만듦새는 출중하다. ‘Juliette, the Queen of Vice’같이 예전 스타일로 휘몰아치는 노르웨이 블랙메탈을 들어 본지 시간이 좀 지났다. ‘The Final Passion, or the Passion of Hell’ 같은 곡으로 서사적인 구성 또한 잊지 않고 있으니 즐길거리는 충분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1집도 그랬었지만 아주 좋게 들었다.

[Vá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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