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Golden Dawn 얘기가 나온 김에 Dreamlord 얘기를 조금 더 해 본다면, 사실 나 같이 “The Art of Dreaming”을 좋아했던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Dreamlord의 활동에 관심가질 이유가 있을까 정도로 활동상은 지지부진한 편이었다. 그나마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밴드는 Wallachia겠지만, Wallachia야 확고부동한 보스가 있는 팀이니 Dreamlord가 게스트 건반 주자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활동상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품을 꼽는다면(왜 꼽느냐고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은 없음) 바로 이 데모가 될 텐데, 이 메탈 뮤지션의 커리어에서 유이하게 메탈이 아닌 작품(나머지 하나는 Sturmpercht)이라는 점이 그래도 눈에 들어올지 모르겠다. 다른 외견상 특징이 있다면 데모면서 레이블에서 나왔다는 것과, 그 레이블이 뜻하지 않은 탈세 이슈로 망해버린 Chanteloup Creations이란 정도.
지지부진하지만 거의 심포닉 외길인생을 걸어온 Dreamlord의 솔로작 답게 데모 또한 어쨌든 ‘심포닉’하긴 하지만, 사실 싼티나는 일렉트로닉스를 전면에 내세운 덕에 사운드는 신스웨이브에 가까운 편이다. 원래 하던 음악 스타일이 있는만큼 일렉트로-고딕 소리도 듣기는 하지만 그리 어두운 느낌도 거의 없는 편이다. “The Art of Dreaming”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는 게 흥미로울 지경인데, 하긴 터미네이터 2 나온지 오래지 않은 시기인 만큼 핵으로 망해버리고 스카이넷이 지배하는 세상을 흥겨운 템포로 그려보려 했는지도 모르겠다(‘Cyborgs of the Darkside’ 같은 곡에서 느껴지는 인상도 그렇고). 물론 앨범에 쓰여 있는 것도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도 없으니 창작자의 진의야 알 수 없다. 하긴 사람들이 굳이 그 진의를 궁금해할 만한 음악은 아니라는 게 진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리 큰 재미는 없는 신스웨이브, 정도면 충분한 얘기일 것이다.
[Chanteloup Creations,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