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명 가지고 치고 받고 싸우는 사례들 중에서 가장 어지러운 양상을 보이는 경우라면 아마도 Tank가 첫손…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상위권이지 싶다. 1997년에 재결성한 이후에 정규반은 한 장뿐 나머지는 라이브와 컴필레이션으로 우려먹었으니 멤버들 간에 나름 반목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2007년, Algy Ward와 Mick Tucker, Cliff Evans가 각자의 밴드들을 꾸리기 위해 밴드를 떠나버렸다. 문제는 Algy의 새 밴드와 Mick, Cliff가 만든 새 밴드의 이름이 모두 Tank였다는 것이다. 졸지에 Tank라는 밴드가 세 개가 되어버렸지만 뭐… 치고 받고 싸우긴 해도 그렇다고 법정까지 가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하긴 세 Tank 모두 다 돈 안 되기는 마찬가지일테니 그렇게까지 싸우는 건 서로에게 낭비이겠거니 싶다.
Algy Ward의 Tank…는 멤버가 Algy뿐이니 사실상 솔로 프로젝트에 가까운데, 밴드만 갈라졌을 뿐 원래 오리지널 Tank를 굴리던 양반이니 음악이 변할 건 없다. 문제는 이 ‘솔로 프로젝트’ Tank는 오리지널과는 달리 앨범에 자꾸 이상한 실험을 집어넣는다는 것이었는데, ‘Which Part of Fuck Off Don’t You Understand’나 ‘No More War’ 같은 조금은 헛웃음이 나오는 곡이 역시 이번 앨범에도 등장한다. 사실 ‘First They Killed Her Father’ 같은 곡은 오리지널 Tank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바 없지 않은데다 Lemmy가 떠난 지금 따지고 보면 Algy만큼 유사 Motorhead 느낌 내는 뮤지션도 드문지라 나름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냥 오리지널 Tank 다시 들어가서 노후대비 투어 도는 게 차라리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기대 좀 하고 들었더니 오늘따라 막말이 나온다.
[Dissonanc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