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wkwind를 스페이스락의 Fairport Convention이라고 하는 걸 본 적이 있었는데… 멤버 무지하게 바뀌고 앨범 무지하게 많이 냈다는 점 외에는 Fairport Convention과 Hawkwind의 공통점이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실러캔스처럼 오랫동안 살아남은 밴드는 여전히 생명력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엄밀히 말한다면 Dave Brock이 나름대로 계속 젊은 피를 수혈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인데, 그래도 Brock이 별도의 솔로 앨범을 따로 내고 있는 걸 보면 Hawkwind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음악이 따로 있음은 분명하다. 사실 Brock의 솔로작들도 내 귀에는 Hawkwind 붕어빵처럼 들리는지라 의도를 짐작할 수는 없지만…모양새가 그렇다는 거다.
2016년작의 이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곡은 ‘All Hail the Machine’이었는데(좋다기보다는 이 양반들이 ‘Sonic Attack’ 자가복제를 여전히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해서), 그렇다고 내놓고 약 빨고 우주로 날아가는 듯한 곡을 싱글로 세우긴 어려웠나 보다. 밴드가 앨범에서 싱글로 세운 곡은 가장 스트레이트한 로큰롤이었던 ‘Solitary Man’이었고, 확실히 그래도 기억에 가장 남는 곡은 그 곡과 ‘Synchronized Blue’다. 그렇지만 밴드 나름의 스페이스 오페라의 야심이 드러나는 ‘The Machine’ 같은 곡이 인기는 더 끌지 않으려나 싶다. “Warrior on the Edge of the Time”을 좀 더 모던하게 만든 스타일이라고 하는 찬사가 괜히 나온 건 아니다. 1990년 이후의 Hawkwind에서 한 장을 고른다면 꽤 고민을 안겨 줄 만한 앨범.
[Self-financed,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