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wkwind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광대한 Hawkwind 패밀리가 발표한 앨범들 가운데 Hawkwind를 제외하면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앨범은 Robert Calvert의 솔로작들이라고 생각한다. Dave Brock의 솔로도 있겠지만 Hawkwind를 Dave Brock의 밴드였다고 한다면 ‘Hawkwind 말고’ 식의 얘기를 하면서 Brock의 솔로를 꼽는 건 아무래도 지나치다. 물론 아무래도 요절한지라 Hawkwind도 돈 벌었다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서도 그 중에서도 성공과는 좀 거리가 있는 삶을 살았던 양반이었지만 그래도 가끔이나마 기억해 주는 우리 같은 팬들이 있으니 괜찮지 않나 스스로 생각해본다(뮤지션 입장에서야 웃기지말라고 할지 모르지만).
Calvert의 이 첫번째 솔로앨범은 말이 솔로지 참여 뮤지션들이 워낙 빵빵한지라 그 시절 그네들의 Ayreon마냥 느껴지는 감(당연히 과장 조금 섞어서)도 있는데, Hawkwind에서도 서사로는 알아주는 양반이다보니 그 멤버들이 막 나가는 느낌은 사실 별로 들지 않고, 상당수는 뭐 Hawkwind에서 같이 했던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이 몬티파이톤 풍의 코메디 컨셉트를 매끈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바로 그게 Ayreon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본다). 사실 Hawkwind보다는 캔터베리풍 사이키델릭 록에 더 가까운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Pink Floyd가 하늘에서 불붙은 채 떨어지는 전투기를 노래하는 듯한 ‘The Aerospace Inferno’가 아마도 그 전형일 것이다. 음악으로도 흥미롭지만, 가사를 반드시 시간 내서 읽어보는 게 감상의 질을 높여주는 앨범.
[United Artists,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