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주목받는 메탈 키보디스트라면 아무래도 Vikram Shankar가 첫손까지는 몰라도 꽤 높은 순위에 있다고 보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 양반이 보여준 건 Redemption의 근작을 제외한다면 사실 그리 많지는 않다. 물론 1995년생에게 많은 걸 요구하는 건 신입사원 뽑으면서 경력 보는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Redemption이란 밴드가 원래 꽤 엘리트급인 경력직이 가는 밴드이다보니 기대치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Long Night’s Journey Into Day”는 사실 키보드가 기억에 남는 앨범은 아니었다. 일단 Ray Alder의 자리에 Tom Englund가 들어온데다 Nick Van Dyk도 여전히 키보드를 연주하고 있는만큼 많은 이들이 거기까지는 귀가 닿을 여유가 없었을지도.
그런 의미에서 Vikram이 자신의 기량으로 진검승부하고 있는 앨범은 Redemption의 앨범보다는 이 Lux Terminus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기타 없는 트리오다 보니 키보드가 귀에 박히는 자리에 있는데다(그렇다고 앨범에 기타가 없다는 얘기는 아님) 다양한 요소들을 매끄럽게 담아내고 있는 연주가 별로 흠잡을 곳이 없다. 듣다 보면 Journey도, Miles Davis도, Allan Holdsworth도 들리는 이 스타일을 얘기하기가 사실 쉽지 않은데, 개인적으로는 기타를 없애고 키보드와 일렉트로닉스의 비중을 늘린 Liquid Tension Experiment가 이럴지도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보다는 Lux Terminus가 훨씬 팝적이면서도 회화적인 음악이다. ‘The Courage To Be’가 21분동안 늘어놓는 서사는 과장 좀 섞어서 작년의 기억해야 할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게스트로 참여한 Anneke Van Giersbergen의 수려한 보컬은 덤이다.
[Self-financed,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