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블랙메탈 밴드 이름이 마스카라냐 하는 게 첫인상이었지만 잠깐 정신차리고 보니 스펠링이 좀 다르다. 밴드의 설명에 의하면 ‘mascharat’는 이탈리아어로 ‘mask’라는 뜻이고, 가면을 쓰고 하는 베네치아 지방의 전통 축제에서 영감을 받아 밴드명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N모 포털 이탈리아어 사전 검색결과는 ‘maschera’가 가면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뭐 이탈리아 밴드가 밴드명 지으면서 저 정도 단어를 몰라서 잘못 썼을 것 같지는 않으므로 일단 맞다고 해주기로 한다.
음악은 꽤 코드를 복잡하게 가져가는 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심플한 전개의 멜로딕 블랙메탈이다. 뭔가 David Vincent를 생각나게 하는 데가 있는 보컬이지만 연주는 그보다는 90년대 중반 좀 따뜻한 유럽 지역에서 나오던 블랙메탈에 가깝다. 아무래도 이탈리아 밴드이니만큼 남자 보컬 붙은 Opera XI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질주감 강한 부류의 블랙메탈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그렇게 와닿지 않을지도. 하지만 ‘Médecin de peste’ 같은 곡의 탄탄한 구성을 보면 화끈한 맛이 부족하다고 외면해 버리기는 좀 아깝다. 생각해 보면 이탈리아 블랙메탈 밴드가 딱히 잘 달렸던 적도 별로 없었으니 말이다. 꽤 재미있게 들었다.
[Séance,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