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lebotomized2019.jpgPhlebotomized의 두 장의 앨범이 전설적인 데스메탈 앨범! 식으로 불러줄만한 앨범이냐 한다면 사실 좀 애매하긴 하지만 밴드의 두 장의 앨범이 그 시절 네덜란드 데스메탈에서 기대할 만한 사운드는 확실히 아니었다는 점만은 명확해 보인다. 그리고 굳이 ‘아방가르드’ 데스메탈의 원조를 찾는다면 Pan.Thy.Monium나 Carbonized 등과 함께 꼽힐 만한 밴드라는 것도 맞아 보인다. 사실 어떤 식으로든 Voivod의 그림자 아래에 있는 다른 동류의 밴드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둠적이고 독특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밴드라는 점도 그렇다. 그러니 전설이라기는 좀 그렇더라도 잊혀진 클래식! 정도로 얘기해주는 데는 불만이 없다.

그런 클래식을 냈던 밴드의 21년만의 신작인만큼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다. 둠적인 부분은 My Dying Bride의 소시적을 연상케 할 정도라는 점에서 좀 더 극적인 효과를 노리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라인드코어까지도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구성을 보자니 밴드가 딱히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의도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양한 스타일들을 담고 있지만 신서사이저를 이용해서 일관되게 차가운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사실 꽤 통일적인 구성의 앨범이다. ‘My Dear…’의 둠메탈이 유도하는 분위기가 ‘Proclamation of a Dying Breed’의 스트레이트함이 보여주는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생각보다 신기한 경험이다. 일관된 분위기답게 곡들 사이에 딱히 기복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버릴 곡이 없는 앨범이란 얘기였는데 다들 알아들으셨으려나.

[Hammerhear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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