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candle2018.jpg프로그레시브 둠 메탈 밴드라는 게 보통 붙는 소개 멘트지만(밴드 본인들은 둠도 아니고 그냥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지만) 사실 2005~6년께에 나왔던 나름 키보드 비중을 가져가던 둠-데스 밴드들은 대부분 이 정도의 드라마틱은 보여주지 않았었나 싶다. 달리 말하면 굳이 프로그레시브라고 하기엔 딱히 특별할 건 없어 보이는, 익히 잘 알려진 스타일의 둠 메탈을 연주하는 밴드인데, 그래도 조금 눈에 띄는 건 리프가 의외로 올드한 데스메탈 리프에 가깝다는 점이고, 확실히 눈에 띄는 건 이들이 이란 출신 밴드라는 것이다. 활동 지역이 테헤란이라는 걸 보니 흔히 볼 수 있는 어린 시절 영미권으로 유학을 간 중동 출신도 아니고 정말 로컬 밴드인가 싶다.

그래서 조금 의외인 점은 이들의 음악에서 ‘이란’이라는 국적에서 쉬이 기대할 만한 지역색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둠-데스 시절의 Katatonia에 약간의 프로그레시브 터치를 더한 듯한 음악인데, Katatonia보다는 멜로딕 데스 물을 좀 더 먹은 스타일인지라 In Mourning 같은 느낌도 있다. 달리 말하면 ‘둠-데스 시절의 Katatonia’를 기대한 이에게는 좀 징징대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을 음악인데, 그래도 상대적으로 올드스쿨에 가까운 ‘A Path to Infinity’ 같은 곡을 접하자니 징징이란 표현은 좀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Hear My Turn’이나 ‘My Turn’ 같은 곡의 징징거림이 그래도 와닿는 구석이 없지 않다는 얘기도 빼놓을 순 없다. 사실 기대보다 훨씬 좋게 들었다. 진담이다.

[Self-financed,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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