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ual Front는 네오포크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기는 한데 그보다는 밴드의 말마따나 ‘suicide pop’ 정도로 얘기해 주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 일단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는 인더스트리얼식 똘끼가 별로 없어 보이는 부분도 있고, 꽤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가 어쨌든 이 장르의 주류에 비해서는 일반적인 ‘팝송’에 가까워 보이는 구석이 있다. 기타가 메인이 된다는 점을 뺀다면 그런 면에서는 Sieben과도 비슷한 편인데, Matt Howden도 앨범에 참여하고 있는만큼 나만의 판단은 아닐거라 짐작하고 있다. 기껏 Matt을 참여시켜 놓고 바이올린이 아닌 코러스만 넣게 하고 있는 게 뭐하는 짓인가 싶지만 자세한 뒷사정이야 알 수 없으니 넘어가고.
앨범은 커버가 그렇듯이 남녀간의 사랑이나 육체적 관계에 대한 이야기, 라는 게 밴드의 설명인데, 그런 얘기보다는 Ennio Morricone 생각이 많이 나는 고딕 록 정도로 얘기하는 게 이해하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pitchfork식) 아트 록과 뉴 웨이브, 탱고 등 다양한 스타일을 섞어낸 음악인데, 보통의 네오포크보다는 Sisters of Mercy같은 밴드 생각이 더 많이 난다. 그래서인지 이 앨범을 얼터너티브 록이라고 하는 이들도 많은 듯한데, 레이블이 레이블인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긴 원래부터 네오포크식 러브송을 부르던 밴드인 만큼 납득 못 할 선택은 아니다. 무려 뮤직비디오까지 찍은 ‘Disaffection’이 앨범의 백미.
[Prophec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