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morestory.jpgPeter Cetera를 엄청 좋아한다고 하면 그건 솔직히 거짓말이고 딱히 Chicago를 열심히 찾아듣지는 않은지라 사실 관심 범위에서 꽤 벗어나 있던 뮤지션이었는데, 뭐 잘 알려진 많은 히트곡들이 있다 보니 늦게나마 자연스레 접하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애정도로 따진다면 좀 뜨뜻미지근한 뮤지션인 셈인데, 그렇더라도 Peter의 솔로 1, 2집은 80년대 미국 메인스트림의 좋았던 시절을 짚어낸 앨범이라고는 생각한다. 거기다 80년대 후반 얼터너티브가 만개하기 전 끝물을 잡아낸 이 앨범까지가 Cetera의 좋았던 시절이 아닌가 한다. “World Falling Down”이 확실히 예전만 못해 보이는 앨범이었던 것도 그렇고.

‘Glory of Love’로 빵 터진 이후여서인지 ‘Like a Prayer’를 매만진 Mike Omartian을 불러온 것도 그렇고, David Gilmour나 Madonna를 끌어온 게스트진도 화려하지만, 일단 후대의 입장에서 듣건대 유명 미드에 삽입됐던 곡들이 많은지라 처음 드는 생각은 친숙함이다. 가끔은 Def Leppard 생각까지 날 정도로 후끈한 면이 있는 전작이었다면 이 앨범은 (물론 신나는 구석도 있지만)어쨌든 모범적인 AOR인지라 더 그럴 것이다…라는 게 내 생각. 베이워치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One Good Woman’을 확실히 기억할 것이라는 점도 친숙함의 한 요인이다. 아마 지난주에 돈 찾으러 갔던 은행(저번에 ‘The Miracle Man’ 틀던 거기다. “Just Say Ozzy” 포스트 참조)에서 웬종일 그 곡을 틀고 있던 아저씨도 소시적에 베이워치 보면서 설렜을 것이다. 그 정도의 추억 덩어리가 돼 버린 앨범이라는 점만으로도 아마 가치는 충분할지도.

[Warner,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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