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lchramorte2019.jpgPulchra Morte는 들어보기 전에는 음악을 사실 예상하기 어려운 밴드다. 라틴어로 ‘beautiful death’와 비슷한 뜻이라는 밴드명과 틈만나면 차세대 둠 기대주! 식으로 밀어붙이는 광고문구를 봐서는 적당히 무게감 있는 둠-데스를 연상케 하지만, 멤버들의 면면을 잠시 살펴본다면 블랙스래쉬나 타이트한 류의 데스메탈을 연주하는 게 더 어울려 보인다. 이런 류의 헷갈리는 첫인상을 줬던 밴드라면 Abyssic 정도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Abyssic은 어쨌든 Funeral이나 Sirenia를 거쳐 온 멤버도 안고 있던 밴드였으니만큼 Pulchra Motre에 비해서는 그런 괴리는 좀 덜한 편이었을 것이다. 레이블 홍보 담당자도 고민 많았겠다 싶은… 그런 밴드인데, 생각해 보니 이 정도 밴드를 과연 Brutality의 앨범만을 주구장창 내고 있는 레이블에서 홍보 생각을 하기는 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헷갈리는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밴드의 음악은 꽤 정직한 편이다. Paradise Lost(아니면 좀 그루브를 걷어낸 Candlemass)스타일에 플로리다 데스메탈을 적당히 섞어내는 편인데, ‘Ignis Et Tempstas’ 같은 곡에서 들려오는 첼로가 조금은 사람 헷갈리게 하지만 결국은 적당한 템포로 밀어붙이는 리프가 앨범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IX’ 같은 곡에서는 우리가 긴 곡 만들 능력은 좀 부족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긴 하지만(뭐 그래봐야 6분도 안 되는 곡이기는 하다) 어쨌든 적당한 범위에서 꽤 다재다능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Bolt Thrower의 묵직함까지도 생각나는 ‘Soulstench’가 아무래도 앨범의 백미…인 걸 보니 아무래도 둠이라고 하기는 영 뭔가 걸린다. 뭐 그런 헷갈림이 밴드의 진짜 개성일는지도.

[Ceremonia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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