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urechandelier2019.jpgDeparture Chandelier의 “The Black Crest of Death, The Gold Wreath of War”는 2011년에 들었던 가장 훌륭한 블랙메탈 데모였다고 생각한다. 사실 20분이 조금 안 되는 러닝타임을 제외하면 음질이나 수준이나 커버나 보통의 블랙메탈 데모 수준은 훨씬 뛰어넘었다. 하긴 그러니까 데모면서도 Tour de Garde에서 나올 수 있었겠거니 싶은데, 또 생각해 보면 이미 Akitsa와 Ash Pool에서 한 번 검증된 멤버들이 있었으니 레이블로서도 부담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만큼 이 밴드가 이후 변변한 정규작 없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조금은 의외였다. 생소한 이름에 비해서는 꽤 많은 기대를 모은 정규 데뷔작이라는 얘기다.

항상 ‘Napoleonic Black Metal’이라고 자신들의 음악을 칭하던 밴드답게 이 데뷔작은 아예 통째로 나폴레옹 얘기를 담고 있다. 데모에서의 앰비언트에 가까웠을 키보드 연주는 앨범에서 좀 더 다채로운 스타일이 되었는데, 데모가 Akitsa가 써먹는 수준의 키보드였다면 이 앨범에서는 과장 좀 섞어서 심플해진 Osculum Infame 정도의 연주가 담겨 있다. 덕분에 확실히 웅장한 맛은 강해졌다. 특히 ‘Forever Faithful to the Emperor’는 Falkenbach의 소시적에 비할 정도로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런 만큼 사실 데모의 건조함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스타일이다. 물론 그래도 90년대 중반 멜로딕 블랙메탈 정도의 스타일이니 모던해진 거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까진 아니다. 참고로 난 이 앨범을 아주 좋게 들었다.

[Nuclear War Now!,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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