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cateenthroned2019.jpg사실 뭘 해도 Cradle of Filth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밴드인데 그게 꽤 싫었는지(하긴 좋을 리야 없겠다) “Kings of Chaos”부터 밴드는 계속해서 데스메탈 물을 짙게 들인 앨범을 내놓았고, “Virulent Rapture”에 이르러서는 신서사이저를 계속 사용하기는 하지만 ‘심포닉’하다고 하기엔 많이 어려울 음악이 되었다. 물론 그랬다고 CoF 얘기가 없어졌던 건 아닌데, 사실 그건 밴드 본인들이 자초한 부분도 있겠다. 잊지 않고 Sarah Jezevel Deva를 게스트 보컬로 세우는데 까먹으려던 예전의 인상이 묻혀질 리가 없다. 노래 잘 하는데 뭐가 문제냐 하면 그건 맞는데 이미지를 바꾸려면 적어도 CoF 출신 보컬을 데려오는 건 좀 피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싶다.

“Embrace of the Godless Aeon”는 그런 면에서 간만에 방향을 튼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새 보컬인 Joe Stamps의 목소리는 고음을 잘 지른다는 점 외에는 Dani Filth와 그리 비슷하지 않긴 하지만(차라리 Pest라면 또 모를까) 아예 Sarah를 정식 멤버로 넣으면서 풍성한 신서사이저를 등장시키고 있으니 이쯤 되면 ‘에이 모르겠다 걍 CoF 하자’ 식으로 만들었는지도. 물론 그렇다고 예전에도 그랬지만 마냥 CoF 클론은 아니다. 사실 ‘Goddess of Dark Misfits’ 정도를 제외하면 연주는 CoF보다는 Troll이나 Old Man’s Child의 스타일에 더 근접해 있는데, 하긴 원래 그랬던 밴드이니 이 앨범만의 특징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하긴 하다. 그래도 ‘Erebus and Terror’ 같은 스타일을 2019년에 듣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만큼 의미는 충분하다.

[M-Theory Audio,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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