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의 둠메탈 올타임 리스트에서 무려 1위를 한 걸 발견하고 아니 그래도 메탈을 몇 년을 들었는데 1위는 갖고 있어야지! 하고 구하게 된 앨범…이지만, 주문하고 난 뒤에 이탈리아 밴드의 1985년 앨범이라는 점을 뒤늦게 알아챘다. 그렇다면 경험상 예상되는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이탈리아 출신 답게 Death SS와 Paul Chain을 적당히 뒤섞은 류의 일군의 밴드들이 있었고, 그보다는 Dark Quarterer 같은 밴드들을 짙게 의식하고 극적인 맛에 좀 더 신경을 쓴 밴드들이 있었다. 사실 둘 다 결국은 Black Sabbath의 스타일을 이어나간 사례들이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이탈리아식 프로그’의 전통을 얼마나 써먹었는지 정도가 구별의 기준이 아니겠나 싶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면서도 구별의 실익이 있긴 할까 싶기는 하다. 이탈리아 메탈 웹진을 한다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둠메탈 클래식인 것처럼 얘기되고는 있지만 사실 Paul Chain의 앨범들만큼 묵직하거나 하지는 않고, 시절이 시절이어서인지 Iron Maiden이나 Death SS의 가장 복잡한 리프의 곡들에 Goblin이 소시적에 잘 만들던 ‘spooky’한 분위기를 덧씌운 모양새인데, 적당히 사이키하면서도 오컬트한 맛을 강조하는 모습이 Pagan Altar 같은 밴드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물론 Witchfinder General 같은 밴드를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연주를 잘 하지는 않기 때문에… ‘Spectral World’ 같은 곡은 사이키델릭 둠이라는 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곡인데, 그런 면에서는 Esoteric 같은 밴드들도 참고한 지점이 있을지도 ‘모른다’. 독특하긴 한데 잘 만들었다는 느낌은 Dark Quarterer 같은 이들보다 확실히 덜한지라 아무래도 클래식이라고 해주기는 좀 어렵겠다. 나만 그러려나?
[City Record,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