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xmorts.jpg지금이야 문 닫긴 했지만 Cold Meat Industry만큼 다크웨이브/앰비언트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레이블은 딱히 없다고 생각하지만, 레이블의 초창기 카탈로그를 살펴보면 MZ. 412와 In Slaughter Natives의 데뷔작 정도를 제외하면 Roger Karmanik이 열심히 이름 바꿔가면서 내놓았던 거칠기 짝이 없는 질감의 인더스트리얼 프로젝트들이 대다수이니 그 시절 레이블의 (아마도)배고팠을 일상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Memorandum은 물론 인더스트리얼의 범주에 속하지만 어쨌든 레이블의 다른 발매작들보다는 노이즈에 거리가 멀었던, 비교적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했던 (원맨)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Aux Morts”가 마냥 쉬운 앨범이었다는 건 아니다. 노이즈와 거리가 멀었다고는 하지만 그건 이 프로젝트의 음악이 상대적으로 다크 앰비언트에 가까웠고, 노이즈를 꽤 리드미컬한 방식으로 배치하면서도 그 사이의 공간을 조금은 종교적면서도 중세풍의 분위기를 풍기는 챈트로 메꾸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좀 클래시컬한 방식이었다는 건데, 생각해 보면 많이 들어본 건 아니지만 이런 류의 스타일을 따라간 후대의 밴드들은 그리 많지는 않았다. ‘Inner Sanctum’ 정도의 위계를 재현하는 것보다는 극도의 공격성 자체를 표현하는 게 더 쉬워 보여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앨범과 EP 하나만 내고 망해버렸다는 점에서 컬렉션하기도 편한 프로젝트이니만큼 관심 있는 분은 한 장 장만해 보심도.

[Cold Meat Industry,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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