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tflesh사실 Les Legions Noire 때문에 구리구리의 이미지가 생겨서 그렇지 프랑스 밴드는 거친 스타일을 연주하더라도 은근 섬세한 멜로디를 짜넣을 줄 아는 경우가 많다…는 게 개인적인 선입견이다. 뭐 그렇다고 누가 그랬느냐 했을 때 줄줄이 나오는 건 사실 아니긴 한데 아마도 Seigneur Voland의 “Seigneur Voland”가 주된 원인이 아니었을까 짐작하는 편이다. ‘Aigle Conquérant (Titus Victorieux)’는 2000년대 초반 프랑스 블랙메탈이 내놓은 최고의 리프를 가진 곡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따지고 보면 Xaphan이 참여했던 Blessed In Sin이나 Kristallnacht나 서로 그리 동떨어진 스타일은 아닌만큼(그리고 밴드들이 서로 그놈이 그놈이었던만큼) 대체로 그래도 멜로디에 신경쓰는 편이었다고 성급하게 정리해 본다. 밴드 본인들이 본다면 웃기지말라고 할 게 뻔해 보이지만 이쯤에서 넘어간다.

Finis Gloria Dei는 Xaphan이 활동한 밴드들 가운데 그런 ‘섬세한 멜로디’에서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경우인데, 굳이 비교한다면 Grand Belial’s Key에 스래쉬필을 좀 더 강하게 더하고 Profanatica처럼 괴팍한 유머를 곁들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형적인 헤비메탈에 유사한 모습도 자주 보이던 Grand Belial’s Key에 비한다면 좀 더 블랙메탈의 원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원래 다른 밴드들에서 리프 짜던 구력이 있는지라 섬세하다기는 좀 그럴지언정 선 굵은 멜로디는 확실한 편이다. 하긴 생각해 보니 Blessed In Sin이 시작한 게 1993년이니 리프 짜는 데는 충분히 이골이 났을 것이다. ‘Behind the Rotting Sun of Human Desolation’을 특히 좋게 들었다.

[Aura Mystique,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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