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domgone.jpgOstara는 사실 지금 얘기되는 것보다는 좀 더 좋은 대접을 받을 만한 밴드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 밴드 특유의 팝적인 면모를 기꺼워하지 않았던 이들이 많았는지 이들에 대한 세평은 내 생각만큼은 아닌 것 같다. 하긴 이렇게 말하면 네오포크 밴드를 두고 기대만큼 안 팔려서 아쉽다는 얘기를 하는 모양인지라 좀 그렇긴 한데 난 이것보다는 더 장사가 될 줄 알았다(판장사 할 팔자는 아닌 셈이다). Strength Through Joy가 그리 팝적인 밴드가 아니었으므로 이런 면모가 실망스럽게 비춰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KAPO!의 음악을 생각하면 이게 그리 예상 못 할 만한 음악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네오포크-팝(또는 혹자들의 표현으로 ‘pagan pop’)’밴드의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난 앨범은 “Secret Homeland”이겠지만 그래도 그런 스타일의 정점으로 딱 하나만을 고른다면 이 앨범의 ‘The Trees March North’다. Ostara보다는 후대의 밴드들이 더 잘 써먹는 요소지만 낭만성 짙은 첼로와 정말 ‘건강한’ 느낌의 코러스, 간혹 Johnny Marr 생각도 나는 기타 등은 다른 네오포크 밴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들이다. 보통 기억하는 Ostara의 모습은 사실 이 곡보다는 ‘Sword of Reverie’가 낫겠지만 밴드의 팝적인 모습을 기꺼워했던 이들이라면 이만한 곡이 있었을까 싶다. 딱히 버릴 만한 곡은 없지만 이 한 곡 만으로도 이 앨범은 가치가 있다…는 게 사견. 뭔가 시원해 뵈는 바람이 부는 봄날에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본다. 나가 놀기만 하면 되겠다만 하긴 그게 안 되고 있으니 컴퓨터 앞에 있는 걸지도. 그러니까 이 글을 보신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집에만 있지 말고 바람 한 번 쐬고 오심을 권해본다. 얘기가 왜 이렇게 흐르냐…

[Eis & Licht,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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