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In Flames, Dark Tranquillity, Arch Enemy를 뺀다면 Nightrage만큼 계속 앨범이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온 멜로딕 데스 밴드도 없지 싶다. 아무래도 멤버들 이름값이 좀 있어서겠거니 생각하는데, Gus G.를 좀 ‘이도저도 아닌’ 류의 뮤지션으로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밴드가 꾸준히 소개되어 온 것도 조금은 의외다. 그래도 Tomas Lindberg가 마이크를 잡은 처음의 두 장은 확실히 공격적이면서 인상적인 멜로디를 담은 앨범들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코어 물을 덜 먹은 이 데뷔작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The Tremor’ 같은 곡은 전형적인 멜로딕 데스 밴드이던 시절의 The Haunted를 떠올리게 하는 데가 있는데, The Haunted가 At the Gates 깨지고 생긴 밴드이니만큼 그것도 Tomas Lindberg의 기여일지 모르겠다.
간만에 뜬금없이 들어보는데,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금년 부산 록 페스티벌 첫날의 헤드라이너가 무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다던 GOD로 결정되었는데, 바로 아랫줄의 같은 날 라인업에 조그맣게 ‘Nightrage’가 적혀 있었던 게 뭔가 안돼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멜로딕 데스가 몇 물 간 시점에서 그럴 법도 한가 싶지만 그래도 록 페스티벌에서 GOD에 밀릴 밴드였나 싶다. 뭐 그렇다고 Nightrage 보러 부산 갈 생각은 없는 사람이다보니 별로 할 말은 없긴 하다만 에이전시에서 한 푼이라도 더 쥐어줬으면 좋겠다. 뭐… 그렇다는 거다.
[Century Media,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