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nssi Pazuzu와 Dark Buddha Rising의 공작인만큼 자연스럽게 ‘사이키델릭 블랙메탈’ 식으로 소개되는 듯하지만 사실 사이키델릭보다는 그냥 프로그레시브 블랙메탈이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사이키한 면이 있는 건 맞는데 이들만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Dark Buddha Rising이 끼어 있는 만큼 느껴지는 슬럿지 사운드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는 정도이고(그런 면에서 Oranssi Pazuzu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컨셉트 앨범이라는 점이나 은근 Hawkwind풍 스페이스록과도 맞닿는 데가 있는 공간감 넘치는 신서사이저, 장르를 은근 넘나드는 변화 심한 구성도 마냥 사이키델릭이라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
그렇게 역동적인 가운데에서도 앨범은 일관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꽤 에스닉한 리듬 파트에 신서사이저와 일렉트로닉스가 섞이고 다시 스크리밍이 얹히는 가운데에서도 각 파트는 각자의 역할을 넘어서지 않는데, 궤는 다르지만 Cultes des Ghoules 같은 밴드가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과 닮은 구석이 있다. 그래도 귀에 가장 꽂히는 부분은 일렉트로닉스와 재즈, 블랙메탈 등을 이 기묘한 분위기 가운데 뒤섞어 보이는 ‘Journey to the Center of Mass’인 걸 보면 ‘아방가르드 메탈’ 좋아하는 이들이 가장 반길 만한 앨범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그럴 만큼 잘 만들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Atilla Csihar가 노래한다면 잘 어울릴 것 같다.
[Svart,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