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þuz는 전쟁이나 악마, 죽음 등 이런저런 익숙한 테마가 아니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의 흘러간 시절 광산… 관련 이야기를 블랙메탈로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는 밴드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밴드명은 심플하게 ‘death’인지라 작명은 좀 성의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소재가 뭐야 이거 싶어서 그렇지 정작 음악은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인지 나쁘잖은 수준이면서도 반응은 예상보다 더 신통찮았던 거로 기억한다. 하긴 21세기에 중세/근대의 광부들 이야기가 잘 팔릴 거란 생각도 별로 들진 않지만.
“Monvmentvm”은 그래도 레이블이 없는 살림에 밀어줬는지 이들의 여태까지의 앨범들 중 가장 녹음 상태가 좋고, CD 200장 찍으면서 빌빌대던 밴드가 A5 디지팩으로 앨범을 발표했다. 뭐 원래 그랬듯이 전형적인 90년대 말엽 독일 멜로딕 블랙메탈에 가까운데, 클린 보컬의 비중이 늘어난 덕분인지 “Die Grubenmähre”부터 감출 수 없었던 Bathory스러운 인상(굳이 짚는다면 “Blood Fire Death”)은 더욱 강해졌다. 달리 말하면 좀 더 극적인 구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 바이킹 일색의 분위기보다는 좀 더 ‘자연친화적’ 분위기를 의도하는 점에서는 Ulver의 “Kveldssanger”도 떠올릴 법하다. 물론 Ulver의 앨범보다는 좀 더 메탈적이고 전형적이지만, 분위기의 만듦새는 전작들과는 확실히 구별된다. 좋다는 뜻이다.
[Naturmacht Productions,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