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herine Wheel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보컬인 Rob Dickinson이 Bruce Dickinson(Iron Maiden의 그 분)의 사촌이라는 얘기에서였다. 그렇게 처음 듣게 된 앨범이 “Ferment”였는데, 물론 Catherine Wheel의 음악은 Iron Maiden과 판이했으니 앨범은 바로 CD장으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다. 듣기로는 Rob은 그 시절 ‘나는 슈게이저가 되기 위해 태어났어요’ 식으로 징징대곤 했다고 하니 제대로 잘못 짚은 셈이다. 사실 “Ferment”는 지금 생각해 보면 비슷한 시절 다른 슈게이징 앨범들에 비해서는 터뜨려 주는 맛도 있고 해서(말하자면 슈게이징의 하드락 버전이랄까나) 더 귀에 쉬이 꽂힐 만도 했는데… 뭐 내가 음알못이다 보니 그랬다고 하자.
그런 의미에서… 나는 “Happy Days” 를 “Ferment”나 “Chrome”보다 더 좋아했다. 일단 “Ferment”같은 거 만들던 양반들이 갑자기 3년만에 본격 그런지 밴드가 돼서 나타났으니 욕을 사발로 들이키는 거야 어쩔 수 없었겠다만, 듣다 보면 Soundgarden 생각도 나고 하니 묵직한 걸 좋아하는 귀로서는 이게 더 나을 것이다. 가끔 들으면 Life of Agony 생각도 나려고…하다가도 Keith Caputo와 Rob의 보컬이 판이한지라 듣다 보면 그런 생각은 싹 달아나는 편이다. 사실 영국 양반들이 만든 그런지라는 점에서는 Bush가 더 비슷하게 들릴지도.
[Mercury,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