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에 나온 오리지널 데모를 가지고 있을 리야 만무하나 용케 두 차례나 Kyrck Prod.를 통해 재발매가 되는 덕분에 나 같은 사람도 가지고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이 레이블은 Nocternity 정도를 제외하면 새로운 밴드를 발굴해서 딱히 재미를 본 적이 없어서인지 거의 주력은 노르웨이 거물 밴드들의 데모들의 재발매인 곳인데, 말하고 보니 Nocternity 멤버가 하는 레이블이므로 그냥 본인의 부족한 안목을 인맥…과 갑옷 장사(이곳은 ‘체인메일’을 정말 만들어서 파는 보기 드문 곳이다. 레이블이 뭐하는 짓이냐)로 보조하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도 든다. 뭐 그래도 원래대로라면 쉬이 못 구할 물건을 멋스럽게 내놓는 편이니 딱히 불만은 없다.
사실 “A Return to the Isle of Men”으로도 다 공개된 음원이므로(심지어 이 버전에는 한 곡 더 들어 있음) 굳이 꼭 구할 필요는 없는 앨범인데, 그래도 이 음원에 붙은 앨범 커버들 중에서는 이 Kyrck Prod.의 버전이 가장 노르웨이스러운 그림이 아닌가 싶다. 디자인만 봐서는 음악은 많이 다르지만 Gaahlskagg같은 밴드도 생각나는데, 하긴 이 시절만 해도 “Heart of the Ages”보다도 스트레이트한 스타일이었던만큼 그렇게 연결짓더라도 무리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Heart of the Ages’는 4트랙으로 녹음된 버전이니 정규반의 그것과 비교한다면 더욱 이해가 빠를지도.
[Self-financed,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