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onizethefleshOsculum Infame을 꽤 인상적으로 들은지라(지금 생각해도 얘네만큼 키보드를 잘 쓴 블랙메탈 밴드는 별로 없었음) 앨범을 모으던 차에 어딘가의 카탈로그에서 흘깃 보고 착각해서 구해버린 앨범이 Ossuary Insane의 데뷔작 “Demonize the Flesh”였다. 사실 Osculum Infame은 많은 블랙메탈 밴드들과는 달리 밴드 로고를 알아먹지도 못하게 만든 밴드가 아닌 만큼 한 번만 앨범 커버를 확인해 봤다면 헷갈릴 리 없었겠지만… 그 앨범을 구할 당시 나는 그 정도로 성의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지금도 뭐 그리 달라진 것 같지는 않음).

그렇게 구한 앨범치고는 음악은 나쁘지 않았다. 블랙메탈은 아니고… Immolation과 Deicide 생각이 많이 나는 전형적인 류의 데스메탈인데, 물론 그네들에 비한다면 모든 면에서 다운그레이드지만 꽤 귀에 잘 박히는 리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3인조임을 감안하면 확실히 연주하느라 용 좀 썼겠다 싶은 곡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Fallen to the Pits’ 같은 곡은 Death가 프로그레시브 물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하기 전의 모습을 꽤 잘 따라가고 있는데, 덕분인지 이 앨범도 ‘hidden gem’이라고 평가하는 이들이 꽤 되는 편이다. 뭐 재작년께 재발매가 됐으므로 숨겨졌다고 하기는 뭣하지만 재발매됐다고 해도 알아주는 이들은 별로 없으니 그렇게 치면 아직은 유효한 미사여구일지도.

[Galdre,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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