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lator1988.jpgAnnihilator를 우리말로 소리 나는 대로 적은 뒤에 영어로 다시 옮겨적은 듯한 괴이한 이름의 밴드지만 텍사스 출신이니 저 단어를 몰라서 이렇게 이름을 짓지는 않았겠거나 싶…긴 하다만 음악을 듣다 보면 어쩌면 저 단어를 정말 몰라서 저렇게 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5인조 스래쉬 밴드의 데뷔작. Wild Rags에서 이 데뷔작을 포함한 두 장의 EP만을 내고 망해버린 밴드인데, Wild Rags에서 나온 많은 앨범들이 그랬듯이 푹 파묻혀 있다가 최근에야 Xtreem Music에서 컴필레이션 형태로 재발매가 되었다. 뭐 딱히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앨범 같진 않지만 말이다.

뭐 그래서 멋모르고 LP로 구했던 앨범을 간만에 들어본다만 그렇다고 뾰족한 구석이 보이는 건 아니다. Slayer와 Destruction, Anthrax의 좋았던 시절을 적당히 짬뽕해서 연주하는 모습을 역력히 보여주는데, 그러다가 ‘Mission of Death’의 뭔가 Yngwie를 따라가는 솔로잉은 이 친구들이 장르에 대한 이해가 꽤 부족함을 엿보게 한다. Yngwie를 따라간다고 해서 테크닉이 절륜한 것도 또 아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도 듣는 재미가 있다고 하긴 좀 어렵겠다. 이미 우리는 Coroner나 Voivod 같은 더 좋은 예를 알고 있기도 하다. 그 시절 묻혀가던 많은 스래쉬 앨범들 중 한 장.

[Wild Rags,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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