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yndsyde1993.jpgBlyndsyde는 데뷔 EP를 제외하면 SI Music에서 이 한 장만을 발표하고 사라진 영국 밴드인데 데뷔 EP를 이제 와서 보기가 쉽지 않은 걸 고려하면(실물을 본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음) 실질적으로 돌아다니는 앨범은 이게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그나마 이 한 장마저도 이 앨범은 아예 프로그레시브 록이 아니다!라고 프로그 사이트에서 퇴짜맞는 일도 자주 보이니 정보를 구하기는 참 요원하다. 안 그래도 레이블이 SI Music이라 핸디캡을 안고 가는데 사실 이들의 음악은 내 귀에도 네오 프로그레시브보다는 프로그레시브 메탈에 가까우니(물론 확실히 느슨하긴 하다) 연유 없는 고생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한순간의 선택이 잘잘못을 떠나 인생을 피곤하게 만든 사례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데뷔하고 싶어서 고른 레이블일 텐데.

그런데 음악은 사실 꽤 준수하다. 확실히 ‘Numb to Sorrow’의 과장 좀 섞어 가끔은 부드러운 톤의 스래쉬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 리프는 이 밴드가 왜 프로그 사이트에서 퇴짜맞는지를 보여주지만, 바꿔 말하면 사실 이후의 Moonlight나 White Willow같은 밴드들이 뭘 참고했을지도 짐작케 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Elysium’ 같은 곡은 확실히 네오 프로그레시브인지라 가끔은 사람들 참 빡빡하게 구네…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장르 구분을 떠나서 적당히 헤비하고 적당히 소프트하게 잘 넘나드는, 나쁘잖은 여성 보컬을 앞세운 헤비 프로그록 밴드 정도라고 해도 납득될 듯싶다. 그런데 재발매야 안 됐지만 여기저기서 잘 보이던데 왜들 구하기 너무 힘들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한 장쯤 장만해 보심도.

[SI Music,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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