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는 확실히 팝적인 네오포크를 줄창 내다가 소리없이 망해버린 Eis & Licht의 발매작 중에서도 가장 팝적인 한 장을 꼽는다면 개인적으로는 Cawatana의 이 EP라고 생각한다. 일단 어쿠스틱 기타에 플로어 탐, 스네어, 키보드의 단촐한 구성부터가 깔끔하게 건반 깔아주는 기타 포크를 하겠다는 모양새다. 뭐 이 레이블의 발매작 중 이런 포크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많이들 아시다시피(?) 원래 Cawatana는 이렇게 착한 스타일의 네오포크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이전작들까지 많지는 않더라도 꾸준하던 인더스트리얼이나 밀리터리 팝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비교될 만한 밴드는 Sturmpercht나 Ostara다. 물론 어쿠스틱 포크를 넘어 민속음악을 노리는 듯한 모습까지 간혹 보여주는 Sturmpercht에 비해서 ‘에스닉’한 모습은 확실히 많이 덜하고, 팝적이긴 하지만 Ostara의 (간혹 과장되기도 하는)낭만성 짙은 사운드는 찾아볼 수 없다. 하긴 심플한 멜로디의 포크 자체에 집중한 앨범이니만큼 당연한 귀결일지 모르겠다. 파스텔뮤직 같은 곳에서 나와도 될 법할 수준의 커버도 음악과 잘 어울리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목가적인 분위기가 엿보이는 ‘Over Stray Thoughts’가 개인적인 앨범의 백미.
[Eis & Licht,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