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Music 얘기가 나온 김에 한 장 더 얘기하는데 그래도 이 레이블이 제일 잘 나가던 1990년에서 1995년 사이까지의 시절, 고만고만한 가운데서도 그래도 좀 더 빛나는 이들이었던 Aragon이나 Shadowland 등의 소수를 제외하고 단 한 장을 꼽는다면 그래도 Egdon Heath의 이 3집이 아니겠는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뭐 그런데 이 레이블에서 저 빛나는 소수들을 제외하면 뭐 볼 게 있냐… 하면 또 그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닌지라, 그런 분들에게 이 한 장을 권하기는 어쨌든 조심스러운 감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레이블에서 나오는 Marillion 다운그레이드 스타일의 네오 프로그레시브를 그래도 좋게 들은 적이 있는 이를 생각하고 하는 얘기다.
Marillion 짝퉁이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하는 독창성 없는 후배들이 많은 레퍼런스들을 보여주듯이… IQ나 Shadowland, 그 외 80년대 AOR의 느낌도 많이 풍기는 음악이다. 특히 새로운 보컬인 Maurits Kalsbeek의 목소리 때문인지 가장 자주 생각나는 밴드는 Saga인데, Freddie Mercury급이라는 Progarchives의 혹자의 평은 좀 많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Witness’ 같은 곡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확실히 Saga의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헤비 프로그에서 AO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확실히 ‘epic’한 키보드를 과시하는 ‘Gringo’가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이다.
[SI Music,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