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C-Pt.-1.jpg미스테리한 앨범이다 어떻다 하는 글이 넘쳐나는 앨범이지만 사실 음악만 떼어 놓고 보면 아서 왕 이야기를 컨셉으로 잡은 70년대 초중반 그 시절, Doors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미국 사이키델릭 록이라고 하면 충분할 만한 앨범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 굳이 단테의 작품을 빌어 온 앨범제목도 우습다(파트 2가 나온 적도 없는데 파트 1이라고 써둔 점도 마찬가지다). 오컬트한 맛이 있긴 하지만 뭐, 굳이 아서 왕 이야기에 지옥 얘기를 섞어서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온 때가 때인지라 Jim Morrison이 죽은 게 아니라 사실 이 밴드의 보컬이 아니냐 식의 얘기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그거야 사실 레이블 쪽에서 일부러 흘렸던 얘기라고 한대도 믿을 만한 수준의 루머이겠거니 싶다. 일단 내 귀에는 목소리 자체가 Jim Morrison보다는 메탈 보컬이 되기 전의 Dio와 더 비슷하다고 본다. 각설하고.

그렇지만 어쨌든 앨범의 스타일 자체는 “L.A. Woman”의 Doors와 확실히 비슷한데다 ‘Tales from a Wizard’ 같은 곡은 보컬도 상당히 Jim Morrison의 그것과 유사하게 들리고, ‘Half Life’ 같은 곡은 사이키델릭 록이라기보다는 좀 더 괴팍한 형태의 머더 발라드 같은 구석이 있다(Nick Cave 비슷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Crawling Kingsnake’ 같은 곡에서 죽음의 냄새를 꽤 짙게 풍긴(다는 평가를 받곤 한) Doors이고 보니 이런 식의 변종이 나오는 것도 하긴 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보니 썸네일의 사진부터가 Ray Manzarek과 같이 찍은 사진이니 그래도 변종으로서는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그 시절 덕후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Capitol,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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