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mial1996.jpg최근에 Electronic Purification에서 재발매했다는 얘기를 보고 밴드 본인들이 꽤 공들인 디지팩으로 재발매한 지 2년밖에 지나지 않은지라 꽤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긴 꾸준하게 재발매된 앨범인 걸 생각하면 그보다는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는 앨범이기는 한데, 레이블측 광고문구에서야 그리스 블랙메탈의 어떤 마일스톤이지만 사실 내 생각엔 그렇게까지 얘기할 건 또 아닌지라 레이블의 선택이 잘하는 일인지는 어쨌든 의문이 있다. 뭐 하긴 그리스 메탈 밴드가 굳이 수메르 이야기를 갖다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왜 앨범명 끝에 UR는 다 대문자로 써 놨는지 따지자면 처음부터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을 앨범이긴 하다. 각설하고.

뭐 이 밴드의 모든 앨범들이 그렇지만, 흔히 Rotting Christ나 Necromantia 같은 밴드들의 개성으로 대변되곤 하는 그리스 블랙메탈의 어떤 경향과는 달리 전형적인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흐름을 좇는 앨범인데, 해서 1996년의 그리스 블랙메탈로서는 꽤 이색적인 앨범이긴 하지만 나 같은 후대의 청자로서는 그런 개성을 쉬이 실감하긴 어렵다. ‘Battle on the Norse Mountains’ 같은 곡에서는 Bathory풍 바이킹의 기상까지 느껴지다보니 얘기해 주지 않는다면 그 시절 쉬이 묻혀버린 노르웨이 밴드처럼 느껴질지도. 하지만 노르웨이의 오리지널들에도 그리 꿀리지 않는 수준이다 보니 결국 90년대 중반의 블랙메탈을 즐겨 듣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좋은 선택일 것이다. 싼티로 점철된 키보드도 장점이라고는 못하겠으나 2019년에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하다.

[Hypervorea,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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