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ity2019.jpgEternity란 밴드는 지금 기억에 떠오르는 것만도 너댓 개 이상이 되니 아마 찾아보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만큼 밴드명으로 쉽게 써먹는 단어인데, 역사에 남을 불멸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밴드들의 조금은 중2병스러운 의지가 가져오는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근거없는 짐작을 해본다. 보통은 그런 의지는 과욕에 가까운지라 세계의 수많은 Eternity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래도 이 노르웨이의 Eternity는 독일 밴드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편이니 조금은 사정이 나은 편이 아닐까 싶다. 13년만에 2집 내는 밴드에게 할 얘기는 아니긴 하다만 전작 “Bringer of the Fall”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도 있고, 게스트에 Blasphemer나 Brynjard Tristan(Dimmu Borgir에 있던 그 분)을 데리고 올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그런 걸 생각하면 앨범은 당연할 정도로 전형적인 노르웨이 블랙메탈이고(보컬을 뺀다면 아무래도 Gorgoroth 생각이 많이 나는 편이다), 군데군데 꽤 솔깃한 리프를 들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앨범의 정점일 ‘Te Nostro Deum Sathanas’는 확실히 Dissection풍에 가까운 리프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런 면모를 밴드의 나름 개성이라면 개성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개성마저 사실 그리 낯선 모습은 아니다. 리프는 다르지만 결국 리프를 풀어나가는 모양새가 곡마다 거의 똑같다보니 리프의 개성에도 불구하고 앨범은 평이하게 흘러간다는 것도 아쉽다면 아쉽다. 하긴 1집에서 세 곡 따 와서 2집을 만드는 밴드에게 개성이 어쩌고 운운하는 게 좀 웃기는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90년대 노르웨이 블랙메탈의 팬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관심가질 필요까지야.

[Soulseller,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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